after LASEC.
라섹수술후 받은 CD 에 들어있던 이미지들. 두시간여의 검사내내 열대가 넘는 기계를 들여다 보았는데 신기한 멀티미디어 전시를 보는 듯 흥미가 진진했다. 친절하라…고 일주일넘게 교육받은 듯한 무표정한 검사원은 “깜빡” “깜빡” 하며 눈을 깜빡이길 유도했는데, 마치 유치원 선생님과 아이가 된듯한 기분에 미소가 지어졌다. 수술이 잘못되어 시력을 완전히 잃게되면 어떨까. 괴기식물 트리피드 어쩌고 공상을 해댔는데, 병원의 시스템은 그런 공상과 걱정을 말끔히 없애줄만큼 철저하고 정확해보였다. 어느면에서는 잘꾸며진 살롱처럼 세련되기까지 했다.
두시간의 검사 그리고 일주일뒤 수술은 한쪽 눈당 5분씩 채 10분이 넘지 않아 다소 허망했다. 이제 수술후 1주일 조금씩 안경없는 깨끗한 세상이 눈앞이다.
검사와 수술, 그리고 검진을 위해 오고가며 친구와의 대화중 “시각, 청각, 후각, 미각, 통각”중 하나를 잃어야 한다면 어떤것을 택할 것이냐는 이야기가 있었다. “시각”은 잃지 않겠다는게 나의 자명한 대답이었지만. 잃어야 한다면 어떤걸 잃겠느냐는 질문에는 곰곰히 생각을 해볼 수 밖에 없었다. 왜 있지도 않을 일을 만들어 고민하는걸까 먼저 생각하면서. 네가지 감각 어느하나 잃는다면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각은 암흑이며, 청각은 다가오는 그 거대한 무엇을 감지할 수 없을 것이며, 후각과 미각은 썩은 음식물의 위험을 알 수 없고 통각의 상실시 화상의 위험을 감내해야한다는 것이 그 오만 우려들이었다. 위험에 초점이 맞춰져있지만, 수술전 난 친구들에게 만약 수술이 잘못되어 눈을 잃게 된다면 genious musician 이 될꺼라 너스레를 떨어논 상태였다.
사실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잃는게 가장 두려운 일이다. 눈앞의 풍경과 소리를 잃는 것이다. (다른 단어로 바꾸면 사진과 음악. 그동안 내가 소일해왔던 일들이다.) 그리고 그 암흑속의 길고긴 시간. 그것이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공포라고 생각한다.
이전에 끼던 안경의 렌즈를 똑하고 빼버리고 35,000원을 들여 UV렌즈로 바꿔끼었다. 내 각막은 잘 치유되고 있는걸까. ‘자수하여 광명찾자’는 이야기는 어느정도 불편함이 묻어있지만 ‘라섹하고 광명찾자’는 말에는 어느정도 이 시대의 진실성이 묻어있다.
무슨검사였을지 모른 내 두 안구는 계란같다 생각했다.
| filed under
# me # with ida # on media
# work # essay 에세이 # trip 여행
# seoul, sydkorea # sweden 스웨덴
# sea # gear
# video # txt # mp3
# wheredidyousleeplastnight
# I took family portrait
# make your own flag